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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를 이기는 것은 어찌보면 간단하다. 더 많은 점수를 얻고 더 적은 점수를 주면 승리한다. 물론 리그 1위 팀이 항상 팀득점 1위, 팀실점 (적은 순서대로)1위를 기록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피타고리안 승률이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오로지 팀득점과 팀실점만으로 그 팀의 승률을 계산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피타고리안의 공식과 닮아 있어, "피타고리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산 식은 아래와 같다.
그런데 단순 제곱으로만 계산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하여, 리그에 따라 적절한 특정 상수값을 거듭제곱하여 계산한다. 메이저리그는 1.83, KBO리그의 경우 1.87이다.
그렇다면 오로지 득점과 실점으로만 계산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은 실제 승률과 얼마나 차이날까?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2017시즌을 기준으로 시즌 종료 시점의 피타고리안 승률을 계산해봤다.
(출처: http://www.kbreport.com/)
피타고리안 승률은 주로 시즌 중반의 득/실점을 활용하여 미래 승률을 예측할 때 주로 사용한다. 어떤 팀이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면 이 팀은 시즌이 지나갈 수록 승률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즉, 적은 점수차에서 이기는 것은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운"의 작용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쨋든 도표로 돌아가서, 2017시즌의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은 거의 일치한다.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높다는 것은 이길 때는 적은 점수차로 이기고 질때는 큰 점수차로 졌다는 것이다. 즉, 득점과 실점을 효율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득점과 실점만으로 승률을 계산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의 특성상, 실제 승률을 결정하는 여러가지 요인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타고리안 승률을 활용하여 미래 승률을 예측할 때는 아래의 변수들을 반드시 체크해야한다.
1. 강한 불펜진을 갖고있는 팀은 피타고리안 승률이 낮다.
불펜 투수진이 좋으면 경기 막판의 실점을 통제할 수 있다. 즉, 적은 점수차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 확률이 높아진다. 2017 시즌의 롯데자이언츠는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무려 3.7%의 승률을 더 거두었다. 롯데자이언츠는 리그 최고 마무리 손승락을 위시한 강력한 불펜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7시즌 손승락의 WAR는 4.11이며, 이는 리그 구원투수 중 압도적 1위 수치이다.)
2. 보유한 투수들의 수준차가 큰 팀은 피타고리안 승률이 낮다.
1~3선발은 뛰어나지만, 4~5선발이 형편없이 매 경기 10점 이상씩 실점하는 팀이 있다고 가정하자. 1~3선발이 뛰어나서 5~6할의 승률을 올리지만, 실점이 매우 높아 피타고리안 승률이 낮을 수 있다. 투수의 수준차가 크면 어떤 투수가 등판하느냐에 따라 기대 실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17시즌 기아타이거즈는 헥터*, 양현종으로 이루어진 리그 정상급 선발 원투펀치가 있었으나, 임기영과 팻딘은 리그 1위팀의 위상에 맞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으며 5선발은 시즌내내 주인이 없었다.
3. 과거에 일어난 일은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없다.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우는 내용이기도 하다. 여태까지 일어난 득점과 실점을 기반으로 피타고리안 승률을 계산하고, 최종 승률을 예측하는 것은 이 원칙에 위배된다. 내가 어떤 사람과 가위바위보 10번을 하는데, 이전 9번을 모두 졌다고해서 마지막 10번째 가위바위보를 이길 확률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타고리안 승률은 "상대팀보다 점수를 많이 내거나, 적게 잃으면 이긴다."라는 기본적인 경기 규칙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지표이다. 2018시즌이 시작하면 피타고리안 승률로 응원하는 팀의 최종 순위를 예측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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